2008.09.14 05:38
애틀랜타는 숲의 도시다. 도시 주변에 숲이 있는 것이 아니라 숲의 일부를 갈아엎어 도시를 만든듯 울창한 나무로 뒤덮인 숲 속에 크지 않은 건물들이 파묻혀있는 그런 모습이다. 다운타운의 고층빌딩 정도가 그 숲을 벗어나 창공을 찌를 뿐 대부분의 건물들은 숲속의 나무들과 고만고만한 크기로 함께 공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마 스토마운틴 정상에 올라 메트로 애틀랜타 전체를 조망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애틀랜타 다운타운의 고층건물들이 마치 정글의 한가운데 우뚝 솟은 조형물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숲이 좋고 나무가 좋은 애틀랜타지만, 그래도 밋밋한 숲보다는 한국의 산처럼 기기묘묘하고 오색찬란한 산을 오르고 싶고 눈만 돌리면 산이 보이는 한국의 정경이 그리운 사람이라면 조지아 북부의 작은 유럽 마을 헬렌 조지아를 방문해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이다. 산다운 산을 타려면 조지아를 벗어나 캐롤라이나주까지 가야 하겠지만 헬렌 조지아가 자리잡은 북부 조지아의 산악지대도 그런대로 한국의 정취를 맛볼 수 있는 관광지로 손색이 없다. 미국 동부를 관통하는 애팔래치안 산맥이 시작되는 지점인 블루 리지 마운틴(Blue Ridge Mountains)과 차타후치(Chattahoochee) 강으로 둘러 쌓인 나쿠치(Nacoocchee)계곡이라는 천혜의 공간에 자리잡은 관광명소이기 때문이다. 아마 많은 이들이 스톤 마운틴과 더불어 부담없이 방문할 수 있는 조지아의 2대 명소 중 하나로 꼽을 만큼 유명한 헬렌 조지아라면 단풍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가을에 가족나늘이길로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실제로 헬렌 조지아는 작은 마을이지만 조지아에서 세번째로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독일풍 전원도시(City)다.
GA 400번 북쪽으로 갈 경우에는 400번이 끝나고 GA Hwy 115를 만나면 5마일을 더 가다가 신호등을 만나면 우회전해 Hwy 115를 탄다. 13마일을 더 가다 US129번을 만나면 좌회전한다. 바로 만나게되는 Hwy 75에서 우회전해 9마일을 더 가면 헬렌에 접어든다. 어느 길로 가든 하이웨이를 벗어나면 영락없는 남부 시골길을 만나고 대충 30-40분 정도 가다보면 빨간 지붕이 조금식 보이기 시작하면서 미국 남부 산골의 작은 유럽을 만나게 된다.
하지만 헬렌은 1960년대까지 여전히 한가한 시골마을에 불과했다. 이후 1969년이 시작될 무렵 Pete Hodkinson와 John Kollock 등 지역상인들이 유럽풍으로 마을을 개조하자는 제안이 받아들여져 대대적인 헬렌 개조작업을 벌여 새로운 관광지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조지아 북부의 아름다운 풍광에도 불구하고 애팔래치안 산맥을 찾는 산악인과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을 만한 관광자원이 부족했던 헬렌은 이렇듯 지역개발에 앞장선 일부 뜻있는 주민들의 노력에 힘입어 조지아의 명소로 거듭나게 됐던 것이다. 수십 년의 역사를 통해 천천히 형성된 헬렌은 이제 이국적인 문화를 만나려는 미국인들의 발길로 분주한 관광명소로 자리잡아 오고 있다. 비록 헬렌을 만든 개척자들의 후손들 일부는 도시로 떠나 이제 미국인으로 살지만 여전히 조상이 세운 작은 관광도시를 떠나지 않고 유럽의 전통을 고수하며 헬렌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이국적 정취를 소개하며 살아가고 있다.
특별한 먹거리를 시식해보고 싶은 사람은 넓적한 빵 튀김위에 주문한 잼을 얹어 생크림을 듬뿍 뿌려 주는 funnel cake(사이즈 별로 3-4불 정도) 같은 메뉴를 시식해보는것도 나쁘지않을 것이다. 이외에도 헬렌 거리를 걷다가 마음에 드는 메뉴를 제공하는 식당을 발견하면 들어가보면 애틀랜타의 일반 미국식당들과는 색다른 맛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배를 채운 다음 할 일은 도시관광이다. 도시라고 해봐야 우리 나라 면소재지 정도 규모이기 때문에 든든히 채운 배가 적당히 소화될 만큼 운동삼아 걷기 적당한 거리다. 유럽식으로 꾸며진 각종 가게 중 마음에 드는 곳을 골라 들어가보면 평소 구경하기 힘든 각종 선물거리들이 시선을 끌어 이것저것 다 사다 보면 주머니 사정이 위태로워질 수도 있으니 주의할 것. 어린이들을 동반했다면 헬렌 입구에 마련된 미니골프 코스와 조그만 놀이 동산 등을 방문해 괜찮은 추억거리를 마련할 수도 있다. 여름이면 헬렌 다운타운을 관통하는 계곡물을 타고 튜빙을 즐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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